A Room of One's Own
희망을 가져야 한다는 것 본문
희망을 가져야 한다는 것. 다소 진부한 표현처럼 들렸겠지만 사실 희망을 품고 사는 일은 쉽지 않다. 삶의 길이와 상관없이 자신의 생애를 통해 두려움, 좌절, 고통 따위를 수없이 경험할뿐더러 넘어설 수 없는 벽의 존재와 맞닥뜨리는 것이 인간의 운명과도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자신과 삶, 그리고 세계에 대한 회의에 빠지고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접는다.
문제는 이러한 체념의 태도를 보이는 동안 상황을 더욱 나쁘게 만드는 자들의 기세가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더 나아질 것이라는, 더 나아져야 한다는 기대와 희망을 저버리면 세계는 긴장의 끈을 잃고 무너지고 만다. 이것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일이 아니다. 명백히, 누군가, 분명한 의도를 갖고 세계를 인위적으로 나쁘게 만든 일이다. 바꿔 말하자면, 명백히, 누군가, 분명한 의도를 갖고 세계를 나쁘게 되도록 방치한 일이다. 그러므로 회의주의는 정당화될 수 없다. 결과의 책임으로부터도 벗어날 수 없다. 삶의 무게로 인해 잠시 주저할 순 있어도 희망을 저버리는 일을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는 없다.
"우리의 임무는 좌절이란 일시적일 뿐임을, 희망은 계속될 수 있음을 입증하고, 가능성의 패배하지 않음과 그런 가능성을 가로막는 적들의 허약함을 증명하는 것이다. 희망을 계속 살아 숨 쉬게 하는 것, 그것은 살아 있는 자의 과제다." (지그문트 바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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