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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사회

Jeongjoo Lee 2016. 4. 26. 16:20


@ 얼마 전 방영된 Mnet의 <프로듀스 101>에서는 노골적으로 계층 피라미드 심볼을 적용하여 참가자의 순위와 등급을 매긴다.


뭐든 경쟁하며 살아온 우리가 누군가를 이기지 않고 승리하는 법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101명의 연습생을 한데 모아 경쟁시키고, 대형 스크린에 1위부터 꼴찌까지 순위를 공개하고, A부터 F까지 등급이 매겨진 옷을 입히고, 이 모든 경쟁에서 살아남은 승리자를 선발하는 게임에서 우리는 과연 함께 이기는 법을 배울 수 있을까?


경쟁이 자기 발전에 큰 동력이 된다는 점을 부인하진 않는다. 하지만 문제는 경쟁에서 승리한 사람이 너무 많은 보상을 받고, 경쟁에서 뒤처진 사람은 필요 이상의 벌을 받는다는 점이다. 승자 독식 구조에서, 승리한 사람은 [어쩌면 자신도 예상하지 못했을 만큼의] 많은 특권을 삶의 전 분야에서 누리고,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자기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이를 활용하는 반면, 이기지 못한 사람은 단지 자신이 원했던 것을 가지지 못할 뿐 아니라 [자의든 타의든] 삶의 많은 부분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고 또 가져야 할 것을 빼앗기는 경험을 한다.


도대체 왜 이기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토록 가난하고, 죄인처럼 고개를 숙여야 할까? 삶의 성장과 함께 늘 커트라인을 넘어야 하는 우리는 얼마나 피곤한 삶을 사는가?


억울하면 성공하라든지 성공이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는지 하는 말이 오늘은 유독 잔인하고 매몰차게 다가온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녕 내 삶을 벼랑 끝으로 몰아세우는 방법밖엔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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